

“나는 한국인들의 해외여행 대체지가 우즈베키스탄이라고 확신해요. 학창 시절 교과서로만 봤던 실크로드 천산북로와 붉은빛의 키질쿰 사막, 그리고 이슬람 문명권의 상징인 에메랄드빛 푸른 돔과 K–디아스포라의 한 많은 이야기가 켜켜이 쌓인 고려인의 역사가 공존하는 나라. 바로 그곳이 우즈베키스탄이라 강조한 책이 《우즈베키스탄에 꽂히다》입니다. 나는 실크로드와 붉은 사막, 그리고 푸른 돔과 고려인 역사를 압축해서 ‘우즈베키스탄 인문여행 4중주’라고 이름을 붙여 한국 독자들에게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아마도 이 책 때문에 올해 겨울철 비수기가 끝나면 내년부터는 한국 관광객들이 대거 우즈베키스탄을 찾을 테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타슈켄트국제도서전에서 돌아와 2020년 1월 우즈베키스탄을 다시 찾았다. 충남 부여군청 공무원들과 함께 나선 길이었다. 부여군은 우즈베키스탄 동부의 페르가나 지역과 농업 및 문화교류를 추진 중이었는데, 나는 그런 부여군을 도울 겸 여행길에 동행한 것이다. 당시 방문에는 소설가이자 시인인 김형수 신동엽문학관장도 동행했는데 실로 보람찬 여정이었다. 심리적인 면에 그쳤던 우즈베키스탄의 속살을 실체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양국 간 교류의 구체적인 물꼬를 트는 데 내가 역할을 했다는 점이 증명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페르가나에서 돌아온 뒤 곧바로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졌다. 그 때문에 그해 3월 박정현 부여군수의 공식 방문 일정이 무산됐다. 4월로 예정돼 있던 한국작가들의 타슈켄트 ‘아리랑요양원’ 방문 계획도 취소됐고, 5월과 6월의 아랄해 인문여행단의 현지 방문 계획 역시 사태 추이를 살피다 결국은 접어야만 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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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영 충남 아산에서 태어났다. 중앙대 문예창작학과와 베이징 중앙민족대 석사과정을 거쳐 오랫동안 기록문학가로 활동했다. 그동안 낸 책으로는 라오스 기행서 《잃어버린 시간을 만나다》(2008), 인천 골목 기록서 《삼치거리 사람들》(2014), 우즈벡 탐구서 《우즈베키스탄에 꽂히다》(2019)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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